이유빈(대전월평중학교 1학년)
 

서울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 가면 나의 외할머니가 누워 계신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에 같이 사시던 외할머니가 이제는 서울에 있는 병원에 혼자 누워 계십니다.

외할머니는 내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품에 안고 키워 주셨다. 엄마, 아빠 모두 직장 생활을 하시느라 바쁘셨기 때문에 어린 나는 할머니를 엄마처럼 따랐고, 내 유년의 모든 시간은 할머니와 함께 하였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철이 없던 나는 할머니에게 대들기 시작했다. 하교 후 이것저것 물어 보시고 나와 대화하려고 다가오시면 대충대충 성의 없는 대답을 하고는 짜증을 내기 일쑤였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런 나를 늘 따뜻하게 바라봐 주셨다.

6학년 올라가던 해 겨울이었다. 집에 갔는데 할머니가 계시지 않았다. ‘어디 가셨지? 이런 적이 없었는데..’ 걱정이 커져갈 무렵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할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중환자실에 계시다는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아무런 생각도 못한 채 눈물만 흘렸다.

아빠와 함께 중환자실에 계신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 갔다. 나는 무서웠다. 할머니를 잃게 될까봐. 할머니를 두 번 다시 볼 수 없게 될까봐. 중환자실에 들어서기도 전에 내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코에서는 콧물이 흐르고, 두 손과 다리는 덜덜 떨렸다. 할머니 얼굴을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동안 할머니에게 했던 무심한 행동들이, 짜증 섞인 말들이 너무나 후회되었다. 나를 안아주시고, 함께 놀아 주시던, 건강하던 때의 할머니가 너무 그리웠고, 지금의 할머니 모습이 너무 가슴 아팠다. 나는 할머니 옆에서 계속 있고 싶었다. 하지만 면회 시간이 지나 병실을 나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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