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원(恒存)하다.

이기는 시간에서 볼 때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다.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곧 항존(恒存)함을 뜻하며 항존하는 것은 없는 때가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보는 이유는 「이기」는 에너지법칙(理)과 에너지(氣)의 합성어라고 말했거니와 이 에너지법칙과 에너지인 「이기」는 우주에서 소멸되어 無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有(이기로 이루어져 있는 우주를 말한다)는 無가 될 수 없고 無는 有가 될 수 없는 것(열역학 제一법칙이다)이므로 有와 無는 서로가 영원히 병존하는 것이다. 따라서 有를 이루고 있는 「이기」는 無가 될 수 없으므로 영원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만물의 각 개체(유형체로서의 개체)는 없다가도 있고 있다가도 없어지는 유한한 존재이지만 「이기」는 없는 때가 없이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다. 만물의 각 개체가 없다가도 있고 있다가도 없어진다는 말은 「이기」는 집산(集散)을 거듭하는 것이므로 모여서 응결된 상태가 만물에 있어서는 없다가도 있는 것이 되고 흩어져서 무형체로 돌아간 상태가 만물에 있어서는 있다가도 없어진 것이 되는 것이다.

2) 처음(始)과 끝(終)이 없다.

「이기」가 영원하여 항존하는 것이라면 이는 끝(종말)이 없는 것을 뜻한다. 끝인 종말이 없는 것은 또한 처음인 시작도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처음인 시작이 있는 것에 한하여 끝인 종말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기」는 처음(시작)도 없고 끝(종말)도 없는 무시무종(無始無終)한 것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처음이 없었던 「이기」는 어떤 다른 조물주에 의해서 피조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없고 또 언젠가는 조물주에 의해서 종말을 당하여 無로 돌아간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조물주에 의해서 피조된 것만이 처음이 있을 수 있고 또 처음이 있는 것만이 끝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시초가 없었고 피조된 적이 없는 「이기」는 어떤 조물조도 인정할 수 없고, 「이기」 스스로가 응결되어서 만물로 나타났고 현재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기」 자체가 조물주의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사실상의 조물주는 「이기」인 것이다.

우리는 「이기」도 현재를 기점으로 과거를 향하여 무한하게 거슬러 올라가면 처음이 나타날 수 있고 미래를 향하여 역시 무한하게 나아가면 언젠가는 끝이 있을 법 하지만 이것은 다 현상계의 가변(可變)하는 유한한 만물을 상대로 하여 얻어진 경험에 불과한 것이고 영원히 변치 않고 항존하는 무시무종한 「이기」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3) 생성(창조)도 소멸(無)도 되지 않는다.

이기가 처음과 끝이 없는 것이라면 이는 생성도 소멸도 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왜냐하면 생성되는 것에 한하여 처음이 있는 것이고 소멸되는 것에 한하여 끝이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기」가 無에서 새로이 생성되지 않고 소멸되어 無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보는 이유는 無는 有가 될 수 없고 또 有는 無가 될 수 없는 것이므로 無에서 有인 「이기」를 새로이 창조해 낼 수도 없고 또 有인 「이기」를 無로 돌아가게 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과학에서도 에너지법칙과 에너지(이기)의 항존(불멸)을 말하고 있고, 또 無에서 새로이 이것을 창조해 내거나 無로 돌아가게 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4) 변화하지 않는다.

무형체인 이기는 모이고 응결되어서 유형체인 만물로 나타나는가 하면 언젠가는 파괴되고 흩어져서 다시 무형체인 이기로 환원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이기는 잠시 동안 응결되어서 유형체인 만물로 나타났다가 결국은 본모습인 이기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보아서 그 바탕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변하지 않으므로 과거에도 이기이었고 현재도 이기이며 미래에도 역시 이기로 남아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기는 과거 수천억년 전이나 미래의 수천억년 뒤의 본바탕이 조금도 차이가 없이 동일한 것이다.

위와 같은 사실을 놓고 볼 때 이기는 시간이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시간이란 변화과정을 말하는 것인데 바탕이 변하지 않는 이기는 그런 시간과 관계없이 영원토록 항존하므로 無시간과 같기 때문이다.

<순리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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