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형체가 없다.
이기는 공간적으로 볼 때 무형체 즉 형체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형체를 이루고 있는 물체(만물)를 계속 나누어 가면 마침내 무형체인 「이기」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간에 떠 있는 별(지구도 별의 하나이다)은 수명이 다하면 스스로 폭발하여 빛의 속도로 주변에 흩어져서 결국 무형체인 이기로 돌아간다고 하는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이 무형체인 이기는 자기법칙(理)에 따라 다시 모여지고 응결되어서 유형체인 만물로 출현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형체인 이기와 유형체인 만물은 양면성을 띤 하나인 것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할 점은 무형체인 無와 다른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형체는 有이며 有인 이기가 응결되면 유형체인 만물로 나타나지만 無는 有와 상반된 것이므로 無에서는 有인 이기가 생성될 수가 없는 것임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2) 없는 곳이 없다.
「생동하고 있는 우주」란 氣인 에너지가 理인 에너지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뭉쳤다 흩어졌다 하는 유형무형(有形無形)의 우주를 가리킨 말이라고 말했거니와 뭉쳐지고 응결된 것이 유형체로서 곧 만물이고, 흩어져서 무형체로 돌아간 것이 곧 이기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기는 시간적으로 볼 때 영원히 살아서 움직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고, 공간적으로 볼 때에는 유형무형의 우주공간 도처에 존재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기」는 우주의 어느 곳을 막론하고 없는 곳이 없는 것이다. 작은 먼지도 이기로 이루어져 있고, 큰 바위도 이기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므로 우주 공간의 어디를 막론하고 없는 데가 없다. 먼지나 바위도 이기가 응결되어서 이룩된 것임을 안다면 「이기」가 아닌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볼 때 「이기」는 여기에만 있지도 않고 저기에만 있지도 않으며 일정한 장소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우주에는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으며 있지 않은 데가 없고 있지 않은 때도 없는 것이다.
3) 증감되지 않는다.
「이기」는 시간적으로 볼 때 생성도 소멸도 되지 않는 것이므로 공간적으로 볼 때에는 더 이상 증가되지도 감소되지도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기」는 공간적으로 볼 때 불증불감(不增不減)하는 것이다. 이것을 현대과학에서는 열역학(熱力學) 제 一법칙이라고 한다.
「이기」를 불증불감 즉 증감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이유는 「이기」는 無에서 새로이 창조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有인 이기를 無로 돌아가게 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자(老子)는 無에서 有가 나왔다고 말했으며 많은 후학자들이 이 말을 따르고 있지만 無에서 有가 나왔다고 할 때 그 無는 이미 無가 아닌 有로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상반된 無에서 有가 나올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이유(근거)를 말한 학자는 아직 없었고 있을 수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우주에서 유형체인 만물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無에서 有인 만물이 나오는 것같이 생각하기 쉽지만 有는 앞서도 말한바와 같이 유형체와 무형체로 나누어지며 무형체는 「이기」인데 이 무형체인 「이기」가 스스로의 법칙(理)에 따라 응결되어서 나타난 것이 유형체인 만물임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4) 무게(重量)가 없다.
「이기」는 무형체요, 무형체는 무게인 중량이 없는 것이다. 무게는 유형체인 만물에 한하여 있는 것이므로 만물은 어느 것을 막론하고 무게가 없는 것이 없지만 「이기」는 무형체이므로 무게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무게는 「이기」가 응결되었을 때 나타나며 얼마나 많이 응결되었느냐에 따라 무게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기」가 많이 응결되어 나타난 만물이라면 그것은 무게가 그만큼 많은 것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순리학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