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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원구성에 얼어붙은 정국…민주 '추경 직진', 공수처 칼가는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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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9  20: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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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회에서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0.6.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장은지 기자 = 슈퍼여당의 독주가 예상된 21대 국회가 결국 집권여당의 전(全) 상임위원장 독식으로 출발했다.

미래통합당의 강력한 반발이 지속되며 정국은 당분간 급속히 얼어붙게 됐다.

이대로라면 여야는 여당 단독의 추경 처리 후에야 대화의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당의 상임위 '싹쓸이'는 군사정권 시절인 1985년 구성된 12대 국회 이후 32년 만의 일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소야대 구도가 된 13대 국회(1988년)부터 여야는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원장직 배분 관행을 지켜왔다.

국회는 2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지난 15일 민주당 몫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이어 사실상 전 상임위원장을 범여권 단독으로 선출했다. 국회법상 교섭단체 및 국회 부의장과의 협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 선출은 미뤘다.

여당이 제시한 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하는 초강수를 둔 미래통합당은 비장한 표정으로 "의회 독재"라며 의사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통합당 의원 103명을 상임위에 강제 배정한 것에 항의하며 의원 전원은 국회 의사국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하는 국회'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명분을 들어 단독 원구성을 실행에 옮겼다. 176석의 압도적 수적우위를 여야 모두 실감한 날이기도 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거듭 촉구한 3차 추경 처리를 오는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해 민생 경제에 긴급 처방을 내릴 수 있다는 실리를 챙겼다. 야당 몫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을 탈환해 민생·개혁입법을 가로막아온 야당의 발목잡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점도 민주당 원구성 전략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급격히 악화된 남북관계와 코로나 경제위기라는 긴급성과 중대성도 여당의 원구성 강행 결단에 힘을 실었다.

다만 32년만의 여당 단독 원구성을 밀어붙였다는 역사적 부담과 향후 여야 극한대치에 대한 정치적 책임 등을 감안하면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이 간단치는 않다.

특히 '야당 탓'이 불가능해진 이례적 국회 상황에서 정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집권여당이 짊어져야 한다는 무게도 만만치 않다. 집권여당의 진짜 능력이 시험대에 섰다는 분석이다. 결국 집권여당의 성과에 대한 국민 여론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가 향후 정국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일사천리 18개 상임위 '독식'이 가져올 득과 실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우리의 책임이 더 커졌다"며 "전체,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본회의에서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했다.

정의당은 본회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18개 상임위원장을 하나의 당이 독식하는 사태가 됐다"며 "비정상적인 국회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국민이 본다는 사실을 거대양당은 명심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이 29일 정보위원장을 제외하고 모두 마무리됐다. 원구성 법정시한은 이달 8일까지였다. 여야 협상 최종 결렬로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기로 하면서 29일 오후 2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나머지 11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됐다. 위 사진 왼쪽부터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 윤후덕 기획재저우이원장,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 민홍철 국방위원장, 한정애 보건복지위원장, 이학영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김태년 운영위원장, 윤관석 정무위원장, 유기홍 교육위원장, 아래 왼쪽부터 박광온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서영교 행정안전위원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이개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송옥주 환경노동위원장,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 정춘숙 여성가족위원장, 정성호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2020.6.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문제는 더 큰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내달 15일까지 마쳐야 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임명을 두고 여야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2020년 6월 29일, 의회민주주의 조종을 울렸다. 문재인 정권 몰락의 길"이라며 강경 원내투쟁을 선포한 통합당과의 협상이 더욱 어려워진 탓이다.

'사즉생'으로 칼을 갈고 있는 통합당이 끝내 막아서면 공수처장 임명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현행법상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은 후보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이중 '교섭단체 야당' 몫 추천위원이 2명이어서 통합당은 후보추천위 구성단계부터 막아설 수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법무장관·법원행정처장·대한변호사협회장과 여야가 2명씩 추천한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들 중 6명의 동의를 얻어야 공수처장 후보가 될 수 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당이 반대하면 7월부터 시작해 10월까지는 공수처장 취임이 택도 없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이 대비해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기한내 위원을 추천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후보를 추천할 교섭단체를 지정하도록 하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운영규칙안을 발의하는 등의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원구성에 대한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일당 독재"라며 비통함을 토해낸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의 손에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것은 통합당의 한계로 지적된다. 통합당이 얻을 득실에 대한 분석도 엇갈린다.

민주당의 독단적인 국회 운영을 지렛대 삼아 대여 공세의 동력으로 삼는 한편 강력한 여론전을 펼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유관기관·직능단체 등과의 관계 설정, 당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 관리 등에 있어서는 실리를 챙기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있다.

일단 통합당은 32년 간 의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던 관례를 민주당이 깼다는 점을 들어 대여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내놓지 않은 것을 "정권 사수 계획 때문"이라고 비판하는 통합당은 민주당의 '국회 장악'을 고리로 대여 투쟁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윤미향 기부금 유용 의혹', '대북 정책', '라임사태' 등에 대한 국정조사 등으로 여당을 압박할 경우 지지층 결집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중도층의 지지도 일부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18개 상임위원장을 차지한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상임위를 운영할 경우 민주당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여론전에 나서는 것도 수월해진다.

하지만 '실리'를 챙기기 어려워졌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법안상정권한, 의사진행권한 등을 행사할 수 있는 상임위원장직을 확보하지 못해 의원들이 상임위 의정활동에서 존재감을 보이기 어려워졌고, 상임위 활동으로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각 직능단체·이익단체 등과 당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임위원장을 확보하지 못해 대선을 2년 앞둔 상황에서 직능단체 등과의 연결 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애초 민주당이 통합당에 상임위원장직을 제안한 예산결산특별위, 국토교통위 등은 당 소속 의원들이 지역구 관리를 위한 예산 확보, 입법 활동 등 지역구 관리를 위해 주요한 상임위로 꼽히는 만큼 추후 당 내부의 불만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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