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선거 때만 되면 정책 대결로 선의의 경쟁을 하기 보다는 상대방을 서로 비난하고, 투서하고, 고발하고, 폭로하는 문화가 아직도 반복되며 재현되고 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여전히 서슴지 않고 상대방을 정적으로 생각하고 욕되게 하는 말들이 어려운 사회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적어도 사회에서 지식인으로 인정받고, 지도자가 되려는 국민이라면 옛 성현이 강조하는 “너 자신을 아는 것이 최고의 지혜다”, “삼사일언(三思一言)을 행하라”는 말을 되새겨 보고 언행을 신중히 하여야 할 것이다.

지난 9월 6일에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 과학기술 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가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의 대선 불출마 종용 의혹’을 제기하며 대선 정국을 크게 염려스럽게 하였다.

금변호사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정공보위원이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뇌물과 여자문제를 폭로하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했고, 정공보위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하며 “사실무근”이라며 “친구사이의 대화를 두고 협박이다, 불출마 종용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과장된 얘기”라고 주장했다.

모든 것은 현명한 국민들이 알아서 엄중히 판단할 것이나 이것을 보는 각 당의 반응은 더욱 황당하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집권도 하기 전에 정치사찰을 하고 협박하는 세력은 반드시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 특정 대선후보 개인의 일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총체적 국기문란 사건”이라 했고,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유신 잔당의 집결지이자 용서할 수 없는 불법행위에 근거해 집권하겠다는 신종 쿠데타 세력임을 드러낸 일”이라며 “독재정권 시절의 부활이라며 새로운 악몽의 시작”이라고 말했고, 반면 새누리당은 “(정위원은) 그런 협박을 하거나 압력을 넣을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닌데,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고 하며 “안원장에 대한 언론 검증이 시작되자 물타기 하기 위해 친구 간 통화를 이용하려 한 건 아닌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각 당의 반응은 자기들의 주장이라고 생각되나 두 사람은 이 나라 명문대 법대 동기동창이고 전직 검사출신으로 사회에서 인정받고 대우를 받고 있었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벗 사이의 도리는 믿음에 있다’는 오륜의 하나인 붕우유신(朋友有信)이라는 윤리관이 완전히 무너졌고, 누구든 한 사람은 모든 국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할 것이며 소속된 집단에서도 살아가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이러한 모양새를 보는 국민 역시 애석한 마음 금할 길이 없는 것이다.

온 국민이 런던 올림픽에서 젊은이들의 피땀으로 이루어낸 204개국 중 5위라는 신화를 낳고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더욱더 지펴지기도 전에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상황을 바라보는 국민은 어느 누가 찬사를 보낼 수 있겠는가?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외치고 외교적 공세를 펴며 “위안부의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 주요 관료들의 망언을 보고도 반응이 없고, 대마도(두섬)가 우리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강력히 주장하여야 할 정치인은 국민 앞에 나타나지 않고, 학교 폭력이니, 아동성폭력을 근절시켜야 한다 하나 어느 정당, 정치인도 주장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고, IT강국이란 나라가 IT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그에 대한 대책과 법 개정을 강력히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는 정책입안자들이나 정치인들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지금의 이 나라 현실이다.

우리 한민족은 고대로부터 군자(君子)적 기상을 가졌고 중국의 상고대의 자료가 들어 있는 산해경(山海經)이나 대황동경조(大荒東經條)에도, ‘바다 건너 동쪽에 군자국(君子國)이 있으니 그 사람들은 의관(衣冠)을 하고 칼을 찼으며 양보(讓步)하기를 좋아하고 다투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유덕(有德)한 군자의 정신은 윤리적(倫理的)이고 인간적(人間的)인 인도주의적(人道主義的) 정신이다. 이러한 우리민족 고유의 정신이 무너지고 우리민족 정신을 말살시키려고 한 민족 간 서로 질시하고, 고발하는 정신을 유발시킨 일제의 잔재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잠재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통탄하고 분통할 일이다.

대선을 앞둔 이 나라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은 이 나라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젊은 세대가 21세기에 빛날 동방의 등불이 되어 세계를 밝히는 횃불이 되도록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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