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경(忠經)에 이르기를 하늘은 덮는 바요, 땅은 싣는 바며, 사람은 밟는 바니 충보다 더 큰 것은 없다. 또 하늘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것이 충의 도(道)이다. 그러므로 천지가 감응(感應)하고 신명(神明)이 동함이라. 또 작게는 몸에서 시작되어 가문을 드러내며, 급기야 나라를 이룩하게 하니 그 행함이 오직 충하다. 그런 까닭으로

첫째, 그 몸에서 부터 된 것은 충의 시작이요,
둘째, 그 가문을 일으키는 것은 충의 중이며,
셋째, 나라를 경륜(經綸)함이 충의 마지막이라 하였다.
몸을 닦은 즉 관직에 이르고, 가문을 일으킨즉 육친(六親)이 화합하고, 나라를 경륜(經綸)하게 된 즉 만인을 다스리게 된다. 또한 그 마음이 바르지 못하고 자기의 사사로움이 있게 되면 충에 반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사시가 운행함에 하늘은 사사로운 덕을 행치 아니하므로, 천하가 정명(正命) 대로 돌아가 형통하게 생하고, 땅 또한 힘을 사사로이 아니하니, 천하 만물이 정위(正位)대로 된다. 이에 어찌 사람이 공명정대하게 살지 아니하랴. 그런 까닭에 충(忠)을 버리면 아무리 힘쓴다 하여도 성공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자신의 일에서 부터 국가사회의 일에 이르기까지 비록 그 명칭은 다르다 하나 충성된 바 행함은 다름이 없다. 자신이 수양하고 노력하면 이것이 곧 충의 큰 도리를 실현함이며, 자신이 또한 한결같이 봉사하고 성실하게 근면 절약하면, 이는 곧 부귀의 근본이 된다고 한다.

하늘에는 도가 있고, 땅에는 이치가 있으며, 사람에게는 밝은 덕이 있으니, 이를 삼본(三本) 또는 삼의(三儀)라 한다. 신명한 마음과 중용의 덕과 무릇 만사를 공정 성실하게 하고자 하는 마음은 충의 본바탕인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충의 도는 통하지 않는 바가 없다. 그런 까닭으로 적극적이고 보다 성실하게 활동하며, 바르고 공정하게 의와 덕에 합당하도록 노력할 때, 비로소 충도(忠道)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연고로 군자가 윗사람을 섬김에 있어서, 들어가서는 그 도모할 바를 말씀드리고, 나와서는 그 정사(政事)를 행하며, 머무를 때는 그 도를 생각하고, 움직일 때는 직분을 맡았으면 회피하지 말고, 옳은 말은 거리낌 없이 말하며, 진실로 국가민족에 이로운 것이라면 그 몸을 돌보지 아니함이요, 또한 위 아래로 하여금 이루게 한다. 그러므로 국가의 덕이 빛나게 되나니, 이는 대개 국민의 충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국가사회 또는 사회단체 일을 살핌에 있어, 각각 사명과 책임을 다하는 것은 충(忠)의 도리이다. 선인들은 항상 자기가 해야 할 도리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살았다.

우리는 자기 직분에 맡겨진 일에 행여 과오가 생겼다면 물론 책임져야 하고, 혹 타인에 의해 하자가 생겼더라도 그 책임을 회피하여서는 안 된다.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과 도리를 다하여 처리해야 한다. 또 직분에 관계되는 나라 일에 대하여 정직하게 의견을 말할 때에 거리낌 없이 자상하고 시원하게 말할 것이요, 아무 일이나 뚜렷한 근거 없이 사리에 마땅하지도 않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람이 관직(官職)에 있어서는 오직 분명히 할 것이며, 일에 임하여서는 치우침이 없어야 하고, 몸을 세우는 데는 청렴해야 한다고 하였다.

첫째로, 청렴한 즉 욕심이 없고,
둘째로, 치우침이 없는 즉 굽어지지 않으며,
셋째로, 분명한 즉 능히 풍속을 바르게 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세 가지를 갖춘 연후에야 가히 사람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관리가 분명하지 못한 즉 속임수가 많고, 사리가 공평치 못한 즉 어지러운 원망을 듣고, 자신이 청렴하지 못한 즉 어찌 백성을 교화할 수 있겠는가. 자기 자신이 바른 연후에 다른 사람을 바르게 하는 것은 충(忠)의 도리이다.
때문에 충성한 즉 복(福)을 얻고 록(祿)을 얻은 즉 어버이가 영화롭게 된다. 또 충(忠)의 도리를 지키면 모든 선(善)이 그곳으로 돌아가고, 자신이 평안하며 어버이가 즐거우니 봉양함에 극진함을 얻게 된다. 복록(福綠)은 탐해서는 아니된다. 탐욕은 재물로부터 생기며, 재물을 버리면 탐욕은 사라지며, 충성되고 유능한 즉 공이 있고 인자한 덕이 매우 많으면 은혜도 매우 깊으며, 지혜가 지나치면 속임수도 치밀한 법이고, 용기가 지나치면 난(亂)을 쉽게 한다 하였다. 백가지 선행(善行)이라도 충 없으면 모두 망한다. 때문에 화(禍)와 복(福)은 문이 없다. 오직 사람이 스스로 부를 뿐이다.

저작권자 © GNB온세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