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지(대전둔원중학교 2학년 6반 9번)

내용을 쓰려고 ‘나라사랑’, ‘자연사랑’, ‘부모사랑’, ‘이웃사랑’의 뜻이 뭔가 곰곰이 생각하는데 생각하는 도중에도 나는 꽤 한 것이 많을 거라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하나하나 곱씹어서 생각해보니 ‘나라사랑은 뭐했더라?’, ‘이웃사랑…. 난 이웃이랑 그렇게 소통을 잘 안 했어’, ‘부모사랑은 지금 하고 있는 게 엄마, 아빠한테 잘하고 있는 걸까?’, ‘자연사랑은 지금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했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가 이렇게 안 했다는 사실과 아빠가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때 봉사하러 갈 때 나도 같이 봉사하러 갈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번뜩 생각이 났다. 봉사도 나라사랑 아닌가? 내가 한 조그마한 봉사가 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은 안 주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나라에 대한 사랑이 아닌가 생각했고 또 나의 봉사로 도움을 받은 사람이 있으면 그것 또한 민족사랑, 조그마한 국민사랑이 아닌가하고 생각했다. 내가 한 봉사는 전부 별거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모두 할 수 있다.

내가 처음 봉사한 것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운동장에 쓰레기를 주우라 했을 때였다. 초등학교 때는 중학생, 고등학생처럼 봉사시간을 안 채워도 돼서 따로 봉사 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중학교에 올라왔다. 중학교 때에는 동아리에 들어 가야해서 친구들끼리 동아리를 만들기로 하였다. 인원은 9~12명 정도 됐고, 동아리는 봉사동아리로 정식 이름은 ‘해피니즈’였다. 봉사단체로 센터에 이름을 올리고 센터에서 연락이 오면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정했다. 처음 연락이 왔을 때는 단순한 전단지 돌리기였다. 시장에 가서 1~2시간 전단지를 돌리다 보니 시장에 잘 안 가보았던 나로서는 깊숙이 들어가는 일은 처음이었다. 시장에서 옆 분과 도란도란 이야기 하시는 할머니들이 보기 좋았고 내가 전단지를 돌릴 때 한 번씩 말을 걸어주셔서 기분도 좋았다. 모든 전단지를 나눠주고 활동이 끝나 집에 가려고 할 때였다. 마트 쪽으로 걷고 있었는데 우리가 나눠 준 전단지가 바닥에 버려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이 기분이 참 묘했다. 화나기도 했지만 한 번씩은 우리도 다 버린 적이 있지 않은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떨어진 전단지를 다 줍고 쓰레기통에 버렸다. 버리면서도 생각했는데 역시 힘들게 전단지를 하나하나 준 것이어서 그런지 살짝 기분이 나쁘기도 하였다. 집에 갔는데 봉사라는 것이 처음이었는데도 두근두근하지는 않고 느낌은 평범했다. 토요일에 잠깐 친구만나고 나오는 느낌이었고 친구들이랑 놀면서 봉사했기 때문에 재미있기도 했다.

이렇게 첫 번째 봉사가 끝나고 한동안 센터에서 연락이 안 왔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노인 회관을 방문했다. 처음 할머니들께서는 우리에게 봉사시간 땜에 왔냐고 하면서 말하셨지만 그래도 잘 할머니들을 설득하고 노인 회관 청소를 시작하였다. 청소는 한 2~3시간 청소하였다. 화장실, 거실, 방, 부엌, 유리창, 식탁 등 모든 곳을 청소했고 마지막으로 다락방을 청소하니 모든 청소가 끝났다. 애들끼리 다락방에서 모여 수다를 떨고 게임하면서 노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몸은 많이 피곤했고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다하고 같이 노는데 정말로 재미있어 싹 다 잊은 느낌이었다. 할머니들이 저녁으로 국수까지 해주시고 우리는 국수를 먹고 집으로 흩어졌다. 해피니즈가 전부 모여서 봉사한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해피니즈에서 봉사는 이걸로 끝났지만 나는 친구들끼리 여러 가지 봉사를 하고 다녔다. 그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 하면 여름에 봉사를 하러 친구들끼리 한산모시문화관에 갔던 일이다. 내가 한 일은 2인 1조로 알려준 구역에서 청소를 하는 것이었다. 한산모시회관에는 사람이 꽤 있었다. 그리고 주워야할 쓰레기도 많았다. 특히 음식을 팔거나 만드는 곳에는 더 쓰레기가 많았고 근처에서 쓰레기봉지를 들면서 다니는 우리가 있는데도 쓰레기를 땅에 버리는 사람은 많았다. 솔직히 날은 후덥지근했고 내가 주워야할 쓰레기양은 늘어나니 조금 짜증나기도 하였다. 그리고 나랑 내 친구보다 늦게 온 나랑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들의 청소구역은 건너편 음식을 먹는 데여서 여기보다 쓰레기가 엄청나다고 했다. 얼마나 엄청난지 같이 가보았는데 진짜 음식물이 떨어진 것이 많았고 쓰레기 주변에 음식물이 있어서 맨손으로 잡기에는 무리였다. 이렇게 봉사활동을 다 끝내고 우리도 먹을 것을 먹으며 놀았는데 우리가 치운 부분이 좀 시간이 지나자 다시 더러워지는 모습을 보니 뭔가 허무하기도 하였지만 재미있게 놀고 집에 갔다.

내가 쭉 봉사한 것을 쓰고 아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니 이게 왜 나라사랑인가 하고 말할 때가 있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생각해도 이런 것은 너무 개인적인 일이고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은데 이런 티끌이라도 안 하면 나는 뭐가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니 이렇게라도 나라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나는 티끌이 모여서 태산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다만 그 티끌이 나무와 풀, 꽃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거름이면 내가 할 일로서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이 보잘 것 없지만 보잘 것 없는 것도 안 하는 것이 나는 더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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