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의 존엄성

예부터 우리 인간사회에서 새 생명의 탄생은 아주 신비롭고. 가장 성스럽게 여겨왔다. 사랑하는 한 쌍의 청춘남녀가 결혼을 하여 행복한 한 가정을 이루고, 그 사랑의 결과로 모체 속에서 태어나 자라나는 한 생명체야말로 부부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기대가 되는 생명체이며, 또 우리 사회는 그 생명체를 축복해 주고 인류를 위해 훌륭한 봉사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장에서는 새로 태어난 생명체인 태아의 탄생과 그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1) 결혼의 가치

결혼은 ‘백복지경이요 생민지본이라’ 하여 가장 큰 축복을 해 왔고 가정을 꾸리는 어른으로서의 첫 번째 맞게 되는 경사이기도 하다. ‘플라톤’은 결혼이란 원래 한 몸인 자기의 반쪽을 찾는 것으로 비유하였다. 그리고 동양의학에 따르면 본래 인간은 태어나기 이전에는 임맥과 독맥이 하나가 되어 무시무종으로 원을 이루던 것이 출생하여 남녀로 구분되고부터는 임․독맥으로 나누어져 양맥에 기운이 찰 때까지 성장한다. 이윽고 적합한 상대를 만나 결합하게 됨으로 임․독맥이 다시 연결되어 또 하나의 생명을 이루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플라톤’의 결혼에 관한 이야기는 동양의 신비한 의학의 이치와 일맥상통함을 보여준다. 화엄경에는 부부가 될 수 있는 인연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옷깃을 스쳐도 삼생의 인연이 있었으며, 같은 장소에서 배우게 되는 것은 백성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를 문답하는 사이에는 오백생의 인연이 있었고, 그리고 천생의 연분이 있어야 부부가 될 수 있다.」아득한 과거에서부터 천 번쯤 동물이나 인간으로, 친척간이나 친구 간으로 같이 보고 함께 살 정도가 되어야 부부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결혼을 하는 사이는 정말 보통사이가 아니다. 비록 서로가 선택의 형식을 거치게 되나 사실은 배필을 찾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 결혼은 사랑을 영속되게 한다. ‘에를리히. 프롬’이 ‘사랑은 하나로 지향하는 힘’으로 표현하였듯이 결혼은 사랑을 보다 차원 높은 하나로 끌어올린다.

결혼이 더욱 가치 있고 거룩한 점은 보금자리를 만들고 고귀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데 있다. 가정의 활력정도에 따라 사회의 활력이 결정되고, 태어나는 아기들에 의해 30년 후의 국가의 운명이 결정된다. 결혼은 당사자끼리의 결혼이나, 가정은 당사자만의 가정이 아니다. 특히 태어나는 2세는 부모와 동등한 신성을 내포한 인격체이며, 부모의 자식이기 전에 하나의 시민이며 국민인 것이다. 따라서 결혼을 전후한 시기에는 성의 개념을 즐거움의 추구를 위한 오락으로서보다는 고귀한 생명의 잉태를 위한 창조활동으로 보는 게 더욱 바람직스럽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결혼은 신체적인 발달이 선행되어 심리적으로는 자주적인 애정에 의하여 결합하고, 서로 존중하고 협동할 수 있는 능력이 성장되어 사회의 한 최소의 단위집단인 가정을 이루고 그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최근(조선일보 2001. 2. 26) 여론 조사 전문기관인 AMI(아시아 마켓 인텔리전스)는 한국, 홍콩, 태국, 필리핀 등을 상대로 2000년 11월 이상적 배우자의 조건에 대한 전화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은 배우자의 조건으로 ‘성격’(71%), ‘경제적 안정’(51%), ‘외모’(4%), ‘지적인 면’(3%) 등의 순으로 답했다고 발표했다. 외모보다 성격을 제일로 중요시 한 것은 바람직한 사고방식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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