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말한 유한대한 「有의 세계」는 이제부터 말할 「생동하고 있는 우주」이다. 생동하고 있는 우주는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 우주」라는 뜻이다. 죽어 있는 우주가 아니라 생명 있는 우주라는 의미이다.

그러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 우주이길래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 것인가? 이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우주」라는 낱말의 뜻부터 살펴보아야 될 것 같다.

회남자(淮南子) 제十一편 제속훈(齊俗訓)을 보면 「왕고래금위지주, 사방상하위지우(往古來今謂之宙, 四方上下謂之宇)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을 풀이하면 주(宙)는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춘하추동(春夏秋冬)이 반복되어 온 것을 뜻하며, 우(宇)는 동서남북 사방(四方)에 위와 아래를 더한 것을 뜻한다.

오늘날 우리는 「우주」를 시간 一차원과 공간 三차원인 시공 四차원세계를 말하므로 주(宙)라는 뜻은 옛날부터 오늘날까지의 춘하추동 四계절이 반복되어 온 끊임없는 변화과정인 시간 一차원을 말하게 되며 우(宇)라는 뜻은 동서남북의 평면적인 사방에 위와 아래를 더한 입체적 三차원인 공간을 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宇라는 공간은 三차원과 宙라는 시간 一차원이 합쳐진 시공(時空) 四차원세계를 「우주」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과 공간은 뉴톤(Isaac Newton)의 과학사상이 지배하던 때까지만 해도 분리해서 생각했으나 밍코프스키(Herman Minkowski)가 나타나서 시간과 공간은 분리되어 있지 않은 하나의 연속체(連續體)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고 그 후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이 이론을 그의 특수 상대성이론에 도입했다.

앞에서 우주라는 낱말의 뜻이 우(宇)라는 공간 三차원과 주(宙)라는 시간 一차원이 합쳐진 시공 四차원세계를 뜻한다고 말했으므로 우주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떤 일을 하는가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① 우(宇)인 공간 三차원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② 주(宙)인 시간 一차원은 어떤 일을 하는가로 나누어 대답해야 될 것 같다.

우(宇)인 공간 三차원세계는 무형체와 유형체로 나누어지며 무형체는 에너지이고 유형체는 만물이다. 그러므로 단적으로 말하면 공간 三차원세계는 무형체인 에너지와 유형체인 만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학문적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만물의 하나인 별(星)은 수명이 다하면 스스로 폭발하여 빛의 속도로 우주 공간에 흩어지는데 이때에는 결국 무형체인 에너지로 화한다고 한다. 그리고 현대물리학에서는 물질을 계속 나누어 가면 분자(分子)가 되고 분자를 나누어 가면 원자(原子)가 되며 원자를 나누어 가면 전자(電子), 양자(陽子), 중성자(中性子)가 되고 이것을 나누어 가면 소립자(素粒子)가 되며 소립자를 나누어 가면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무형체인 에너지가 된다고 한다. 이 무형체인 에너지는 에너지법칙에 따라 응축되고 응결되어서 물질(물체)인 별을 형성하여 결국 유형체로서의 만물로 나타나게 되는 이유에서 볼 때 宇인 공간 三차원세계는 무형체인 에너지와 유형체인 만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은 아인슈타인이 말한 바와 같이 물질과 에너지는 같은 것으로서 물질이 분산되면 에너지가 되고 반대로 에너지가 모여서 응결되면 물질이 되는 원리인 것이다. 즉 에너지가 응결되어서 유형체가 된 것이 물질이고 물질이 분산되어서 무형체가 된 것이 에너지인 것이다. 이 에너지는 동양의 성리학(道學)에서 말하는 기(氣)와 같은 것이며 양자론에서 말하는 場(장 또는 들:field)과도 같은 성질의 것이다. 중국의 송나라 때의 성리학자인 「장횡거」는 이미 천 년 전에 그의 직관력으로서 이와 비슷한 주장을 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앞에서 말한 공간 三차원세계가 에너지와 그 응결체인 만물을 담고 있는 곳이라면 여기서 말하는 시간 一차원인 宙는 에너지법칙과 만물의 변화법칙에 해당되며 성리학에서 말하는 理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理는 氣를 모아 응결케 하여 유형체인 만물을 생성하기도 하고 또 만물을 파괴하고 흩어지게 하여 다시 무형체인 氣로 환원케 하는 일을 영원토록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理가 없어졌다고 가정한다면 무형체인 氣와 이의 응결체인 유형체로서의 만물은 움직이지 못하고 고정되어 버리는 것이다. 마치 죽어버린 것과 같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理가 있음으로써 무형체인 氣가 응결되어서 유형체인 만물이 형성되기도 하고 또 만물은 흩어져서 무형체인 氣로 환원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생동하고 있는 우주 즉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 우주란 理에 따라 氣가 끊임없이 뭉쳤다 흩어졌다 하는 무형(無形) 또는 유형(有形)의 이기와 그 응결체인 만물을 가리켜 부른 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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