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우주를 이루고 있는 것은 하나의 「이기」임을 확인했고, 이 이기가 자기법칙(理)에 따라 스스로 응결되어서 유형체인 만물로 나타나기도 하고 흩어져서 다시 무형체인 「이기」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므로 이(理)와 기(氣)는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기」로서 우주의 실체(substance)임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기는 분리되어 있지 않은 「하나」라고 하더라도 理(에너지법칙)는 理(시간성)요 氣(에너지)는 氣(공간성)로서 섞이지 않고 구별되므로 「하나이면서도 둘(一而二)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법칙」으로서의 시간성인 理(이)와 「에너지」로서의 공간성인 氣(기)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理는 무엇인가?

理는 여러 가지 뜻이 함축되어 있으므로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나 구태여 표현해 본다면 「만유(萬有) 스스로가 꼭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는 영원하며 무궁무진한 생성소멸의 변화현상을 일으키는 원천인 동시에 원인으로서의 영원불변하는 법칙이자 최고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말은 포괄적인 뜻이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아 다음의 다섯 가지로 나누어 살펴본다.

理는 에너지법칙을 말할 때도 있고 자연법칙 또는 존재법칙을 말할 때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 다른가?
에너지법칙은 무형체인 에너지의 법칙성이오, 자연법칙(존재법칙)은 유형체인 만물의 법칙성인 것이다. 무릇 자연 또는 존재하면 무형체와 유형체가 모두 포함되므로 에너지법칙은 무형체인 에너지의 법칙성이오, 자연법칙(존재법칙)은 유형체인 자연(존재)의 법칙성을 말하는 것이다.

理에 해당되는 낱말로는 주(宙), 이법(理法), 이치, 우주법칙, 우주원리, 우주질서, 자연법칙, 자연질서, 존재법칙, 존재원리, 절대법칙, 필연법칙, 우주공도(宇宙公道), 성(誠, 中庸에 誠者는 天地道也; 성은 하늘의 길이라 했으니 하늘의 길인 誠은 곧 理인 것이므로 서이다), 신성(神性), 불성(佛性), 천의(天意), 천리(天理), 천도(天道), 도리(道理), 도심(道心), 천심(天心), 에너지법칙 등등의 낱말이 있으며, 이밖에도 욕구(欲求; 심신일체(心身一体)의 정신적이며 육체적인 욕구, 욕구도 억누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자연법칙인 힘인 것이다. 그러므로 욕구는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는 충족해야 하며 욕구충족은 곧 순리인 것이다. 그러나 남에게 해가 되는 욕구는 마땅히 자제해야 함은 물론이다) 등등의 많은 낱말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理는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인위법(人爲法) 또는 인정법(人定法)이 아닌 영원히 스스로 존재하는 자연법인 것이다.

理는 만물을 생성소멸케 하는 변화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다시 말해서 우주는 항상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으며 생멸변화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그것은 理가 있기 때문이며 理로 인해서 만물은 생성소멸한다는 말이다. 하늘에 별이 발생하는 일이나 별의 하나인 지구에서 꽃나무에 꽃이 피는 것이나 풀 한포기가 나타나는 것이 모두가 다 理에 따라 氣가 모이고 응결되어서 된 것이다. 바꾸어 말해서 에너지법칙에 따라 에너지가 응결되어서 이룩된 산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理에 의하지 아니한 것이란 하나도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허공에 떠있는 새들이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나 육지에서 자라고 있는 짐승이 모두가 다 그 배후에 있는 理에 의한 것이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우주의 삼라만상은 발생하고 성장하며 마침내는 소멸하여 결국 氣로 되돌아가는데 모두가 다 理에 의한 것이란 말이다.

理는 인간으로 말하면 정신 즉 마음의 근원(뿌리)에 해당된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주의 실체인 무형체의 「이기」가 스스로의 법칙인 理(에너지법칙)에 따라 응축되고 응결되어서 별의 하나인 지구가 발생했으며, 지구가 발생됨으로써 인류가 존재하게 되었고 인류가 존재함으로써 「나」라고 하는 개체가 정신(마음)과 육체를 가지고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理는 정신 즉 마음으로 나타났고 氣는 육체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만물은 「이기」에서 비롯된 것이며 만물의 하나인 인간도 「이기」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氣는 육체의 근원에 해당되고 理는 인간의 정신 즉 마음의 근원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정신(마음)은 理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고 또 理가 있음으로써만 존재할 수 있어 그 기능도 발휘되므로 理는 정신(마음)의 근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理는 조물주의 의지인 마음에 해당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주의 실체인 무형체의 「이기」는 理(에너지법칙)에 따라 氣(에너지)가 응결되어서 유형체인 만물로 형성되고 만물은 언젠가는 理에 따라 스스로 무형체인 「이기」로 되돌아간다. 이와 같은 일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역시 그러한 것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이기」가 무시무종(無始無終)하고 불생불멸(不生不滅)하며 불증불감(不增不減)하는 영원한 존재(열역학 제一법칙)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기」는 스스로가 자력(自力)으로 응결되어서 만물로 조성되어지는 것이므로 사실상의 조물주이며 조물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이기」 자체(自体)가 조물주이므로 「이기」의 理는 조물주의 의지(마음)에 해당되고 「이기」의 氣는 조물주의 몸(体)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물은 「이기」의 理인 「조물주」의 의지의 소산물인 것이다. 그리고 氣인 조물주의 몸은 무형체이므로 볼 수는 없는 것이나 理에 따라 응결되면 볼 수 있게 되므로 그 보이는 형체를 보고서 조물주의 의지가 무엇인가를 감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理는 시간 一차원에 해당된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주는 무형체와 유형체가 섞여 있거니와 무형체의 우주는 理(시간 一차원)와 氣(무형체의 공간 三차원)로 이루어진 무형체의 시공 四차원 세계이므로 氣인 무형체의 공간 三차원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理인 시간 一차원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理가 시간 一차원이므로 만일 시간을 우주에서 잠시 동안 멈추게 하거나 빼어 버린다고 가정할 때 만물은 모두가 정지상태가 되어 동물로 말하면 입을 벌리고 있는 놈, 다리를 들고 있는 놈, 또는 손을 들고 있는 놈 등등 부동(不動)의 자세로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마치 입체적으로 찍은 사진과 같이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공간 三 차원세계란 이와 같이 시간 一차원을 배제한 세계로서 정지된 우주 즉 죽어있는 자연계(존재계)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공간 三차원세계에다 시간 一차원이 더해져서 움직이며 변화현상을 일으키고 역사를 만들어 가며 살아가고 있는 이른바 시공 四차원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시공 四차원세계에 사는 만물 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 인생들이다. 따라서 인생도 변하는 시공 四차원세계에 살고 있는 한 변하지 않을 수 없고 변하게 되는 한 마침내는 죽음을 면치 못하는 무상한 운명을 타고난 것이다.

<순리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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