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향(대전버드내중학교 3학년 5반)
 

우리 집에는 다른 집보다 많은 인원의 가족이 살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증조할머니, 할아버지도 함께 살았기 때문에 더 많은 가족이 살았었다.

원래 증조할머니, 할아버지는 시골에서 두 분이 지내시고 우리가족이 가끔 찾아뵈었었는데 증조할머니께서 치매에 걸리시는 바람에 우리 집으로 모시게 되었다. 증조할머니는 병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하게 되고 침대에서만 생활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태가 되셨다. 그러다가 증조할아버지도 병으로 오른쪽을 사용할 수 없게 되셔서 우리할아버지는 방에 자그마한 화장실을 따로 직접 만드셨고 증조할아버지의 재활과 거동을 위해 집 곳곳의 벽에 봉을 설치하셨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이런 증조할머니, 할아버지를 보살피는 일에 요양인 같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직접 증조할머니, 할아버지를 돌보셨다. 가끔 고모할머니께서 오시거나 할머니 혼자서라도 증조할머니를 목욕시키셨고 증조할머니가 가끔 이상한 소리를 하시거나 힘들게 하실 때에도 할머니는 차분하게 증조할머니를 돌보셨고 할아버지는 아프신 증조할머니를 업거나 안고 휠체어에 태워 이동시키시고 바깥구경을 할 수 있게 해주셨다. 또 할머니는 가족들의 밥과 증조할머니의 밥을 따로 차려야 했기 때문에 더욱 힘드셨을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는 전혀 힘든 내색 없이 증조할머니, 할아버지를 돌보셨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어기도 했고 그 상황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도와줄 조건이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가끔 할머니, 할아버지가 시키시는 일은 불평 없이 하였고 도와드릴 수 있는 대로 힘껏 도왔었다. 그리고 증조할머니, 할아버지의 말동무가 되어 드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효자와 효부로서 동네에 널리 알려지셨고 과외선생님께서도 항상 할아버지, 할머니를 칭찬하셨다. 그리고 나도 늘 그렇게 생각해왔었고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를 늘 존경해왔으며,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며 나도 언젠가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지금까지 잘 키워주신 은혜를 되갚아 드려야겠다고 생각해 왔다.

이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난 16살이 되었고 고1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어려서 스스로 할 일을 못했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스스로 해야 할 일은 알아서 찾아 할 수 있어야 하고 시키지 않는 일도 잘 해내야 한다. 그래야 나는 맞벌이이신 부모님과 애기도 돌보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조금이나마 도와 드릴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나는 나의 빨래와 방청소는 스스로 하고 가끔 할머니가 다른 일 때문에 못 하시는 설거지를 하거나 세탁기속의 빨래를 꺼내어 널고 마른 후에는 개어 각자의 옷장에 넣어주고 집안에 어른이 안 계셔 동생들만 있을 때 밥을 차려 챙겨주기도 한다.

며칠 전에도 할머니가 어딜 가셔야했기 때문에 국을 데우고 계란 프라이를 만들어 동생들의 점심을 챙겨주었다.

그리고 나는 어렸을 적부터 다른 일은 못해도 동생들을 돌보는 일은 열심히 도와 왔다. 매일 동생들을 돌보느라 어른들이 힘든 모습을 봐왔기에 조금이라도 힘을 덜어 드릴 수 있도록 최대한 할 수 있는 일은 도와 드리곤 했다. 동생들이 애기일 때에 분유를 주거나 이유식을 먹여주고 울을 때 달래주거나 어디를 갈 때 마다 손잡고 챙기는 일은 내가 도맡아 했고 지금도 가족들이 이동을 할 때는 이모네 애기들과 놀아준다. 그리고 요즈음엔 할머니가 요리하시는 일에 보조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김장을 하실 때에는 파를 다듬거나 여러 보조적인 일을 하고 특히 간 보는 데에는 할머니는 꼭 나를 찾으신다. 지금까지 만든 김치 중에 내가 간보지 않은 김치가 없을 정도로 김치는 항상 내가 먼저 맛을 보았고 음식을 만들 때에 할머니 옆에 꼭 붙어 도와드리고 있다. 그래서 가끔 할머니께서 “선향이 때문에 일을 금방 끝냈네.” 하시거나 “네가 네 엄마나 이모보다 잘한다.”고 하실 때는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더 열심히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할아버지께서 나를 가끔 찾으실 때가 있는데 그것은 우리 집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할아버지의 등을 안마해 드리는 것이다. 나만이 이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손으로 하는 안마가 아니라 발로 내가 할아버지 등위에 올라타서 밟으며 안마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은 할아버지께서 농담으로 내 지금의 몸무게가 안마하기에 제일 적당하기 때문에 더 이상 살이 찌면 안 된다고 하시기도 한다. 이렇게 나는 우리 집에서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를 도와 드리거나 도움을 줄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내가 결혼하고 애기를 낳아 할머니, 할아버지가 증조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함께 지내는 것을 꿈꿔왔다. 우리할머니, 할아버지가 증조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하셨던 것처럼 나도 우리 엄마,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와 끝까지 함께 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앞으로도 많이 도와드릴 것이다. 솔직히 지금으로서는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선 내가 학교에서 사고 치지 않고 잘 지내고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는 것인데. 지금 중학교 3년 동안 나로선 열심히 했다고 하지만 부모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항상 죄송했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과거는 그냥 잊고 지금부터는 더욱 열심히 하여 고등학생 때에는 부모님께 좋은 모습만 보여 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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