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상 GNB온세계방송 회장

우리의 전통윤리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어른을 공경하고 받들던 아름다운 풍속, 이웃 간의 정을 쌓고 상부상조하던 풍속,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정을 중요시하고, 예법과 의리를 소중히 여겨 목숨까지 바치던 절의 정신, 이러한 것들이 우리가 지녀 왔던 소중한 전통 윤리들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러한 전통 윤리들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그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전통 윤리의 약화는 서구 문화가 보편화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를 원리로 하는 서구적 정치․경제 제도가 세계적으로 보편화됨에 따라 산업화와 근대화를 강조하여 전통의 특수성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전통 문화와 전통 윤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전통 윤리의 약화 원인에 대한 탐색이 다음과 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 전통 윤리 약화는 무엇보다 서구 중심의 가치가 보편화되면서 전통은 낡은 것, 버려야 할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즉, 서구 가치의 보편화는 전통 가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낳았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전통 문화와 전통 윤리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했음을 지적할 수 있다. 서구적 가치가 보편화되었다 하더라도 정체성이 확고하게 정립되어 있었다면, 전통 윤리가 약화되는 결과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일구 강점기를 겪고 서구 문물이 무분별하게 도입되고 급격히 산업화되는 과정에서 정체성을 정립할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다.

셋째,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 전반적인 사회의 윤리 부재 현상을 들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윤리의 침체는 도덕 불감증에 기인하는 것으로, 이러한 도덕 불감증은 윤리 의식 자체를 마비시킴으로써 전통 윤리의 가치는 물론, 그 본질마저 부정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 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원인들을 극복하고 우리 전통 윤리를 다시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최근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한 움직임은 전통 윤리에 대한 일시적인 유행이나 관심의 표현만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자신의 전통 문화를 지키지 못하거나 전통을 무시하는 나라는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 국가 정체성 또한 확립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협소하고 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경우, 전통 문화와 전통 윤리는 국가 이미지 제고 및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외국인들이 보고자 하는 한국의 참된 모습은 인사동이나 도자기 및 석굴암 등의 외형적 문화뿐만 아니라, 저변에 담겨 있는 전통적 삶의 가치들이다.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김치나 된장에 녹아 있는 우리 토속 문화의 깊은 맛이며, 그 속에 담긴 인간적 삶의 체취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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